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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냥 바람따라 구름따라 발길 닿는 대로 다녀도 좋겠지만 커다란 여행 루트를 정했다면, 이제 각 도시별 세부 일정을 정해야 한다.
말그대로 세부일정이라 본인 맘 내키는 대로 이렇게 저렇게 정해도 괜찮겠지. 지금와서 돌아보니 참 떠나기 전에는 일을 크게도 벌렸었다.
‘유럽여행준비 v.0.9’ 라는 거창한 제목의 엑셀파일을 만들고서는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지고, 서점에가서 여행책자를 찾아보고. 그래도 나름 그때는 준비하는 것 자체로도 즐거웠다. 어떻게 했나 몰라.
내가 한 세부 준비는
- 일단 루트를 결정했으니
- 도시간 이동 수단 조사 및 예약
- 각 도시별 일간 일정
- 도시내 이동 수단 조사
- 투어 및 티켓 예약
- 숙소
- 맛집
- 준비물
순서로 준비했다.
도시간 이동 수단은 루트를 토대로 일정표를 만들어서 날짜에 맞게 예약을 했는데, 여행내내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 너무 일정을 딱 정해놓으니 조금 더 머무르고 싶어도 떠나야 했고, 빨리 떠나고 싶어도 머물러야 했다.
여름방학같은 성수기에야 예약이 어려우니 어쩔수 없다손 치더라도 ( 성수기라도 꼭 예약을 할 필욘없다. 다만 교통비가 엄청 상승할 뿐 ) 내가 떠났던 겨울에는 어느정도는 유연하게 대처해도 될 듯하다. 미리미리 예약을 해두면 좋은점은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하고 우리나라처럼 교통비가 고정적이 아니라서 비교적 싼 가격에 표를 구할 수 있다. ( 기차나 버스도 비행기처럼 생각하면 쉬울듯. 날짜가 가까울수록 비싸진다 ) 내 여행인데 하고 싶은 대로 하는게 최고다.
언어적인 능력이 뛰어나지 않는 이상, 도시간 이동 수단은 꼭 조사하고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고생하기 싫으면. 예약은 꼭 안해도 상관없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그냥 갔다가는 눈앞이 캄캄할 수 있다. (나는 조사하고 갔어도 어리버리했다. 나름 길찾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정말 필수적인 준비를 다 했다고 생각했더니 조금 해이해져서 몇일 농땡이를 피웠다. 다른분들의 여행기를 하루종일 읽어가며, 여행책자를 외워버릴 정도로 읽었어도 데이트코스 짜는 것만큼 어려운게 뭐할지 정하는 거라서 그냥 여행책보고 ‘아 여기엔 이런게 있구나’ 정도 알아놓고 몇일 그냥 놀았다. 그리고 어차피 가면 계속 까먹을거라 여행책자 들고 갈거니 도시별 일정과 도시내 이동 수단 조사는 대충대충 하고 넘어갔다. ( 여행책자는 그러라고 있는거다 - 여행기가 아니잖아 정보용이지. 두껍긴 드럽게 두껍다 )
다만 대충조사하더라도 꼭 가고 싶은 곳들은 있기마련! 나는 런던에서는 해리포터 스튜디오였고 (축구의 시즌이었는데 축구는 2002년 이후로 안땡겨서 생략. 메시는 보고 싶었는데 날짜가 참 안맞더라…어쩜 한달에 한번있던 원정이 딱 바르셀로나갔을때인지 ㅠㅠ)
꽃보다 할배에서 나왔던 스페인 그라나다에 알함브라 궁전, 바르셀로나에 가우디투어 정도는 꼭 보고 싶었다. 해리포터 스튜디오와 알함브라 궁전은 티켓이 오픈되면 빠른 속도로 매진되기에 미리 예약을 했다. 예약방법은 여행기까지 다 쓰고나서 천천히 올려봐야지 ( 기억이 나질 않아…ㅜㅜ )
그리곤 숙소를 엄청 고민고민하면서 여행 출발 거의 일주일 전인가까지 심사숙고해서 예약을 했다. 호텔은 비싸서 패스. 영어를 못하니 외쿡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할 것 같아서 호스텔을 패스하고 한인민박으로 갈까? 했으나 한인민박도 나름의 장단점이 있고, 호스텔도 나름의 장단점이 있었다.
내가 생각한 한인민박의 장단점으로는
장점
- 일단 말통함. 엄지척! 1도 안통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 한식을 먹을 수 있다. 한식 그까이꺼 꼭 먹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해도 한국인은 어쩔수 없다고 엄마밥이 생각난다.
( 나는 여행막바지 바르셀로나에서 정말 힘들어서 힘내려고 한번 사먹었다. 한식은 한국에서 먹던거 생각하다보니 외쿡가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진다 . 거진 2만원짜리 김치찌개였지.. )- 혼자가도 말통하는 한국친구들이 있어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고 운좋으면 동행도 쉽게 구할 수 있다.
(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지만 스마트폰만 있다면 약간의 노력으로 해결할 순 있다 )
단점
- 호스텔보단 비싸비싸. 얼마차이 안나지만 배낭여행에서는 티끌모아 태산일 수 있다.
- 일반 가정집인 경우가 태반이라 시설면에서는 열악할 수 있다. 군대갔다온 남자라면 뭐 크게 개의치는 않겠지만 여성분들이라면 힘들 수도 있다. 여성전용민박도 있다만은.
- 한식 맛없으면 폭망. 일단 숙박비에 한끼나 두끼의 밥값이 포함되어 있는건데 맛없어서 나가 사먹으면 도로아미타불이지.
- 집주인분의 나름 규칙이 있다. 아무래도 본인 집이니까 그렇긴 한데 ‘나는 돈을 주고 묵는거다 이거 왜이래’ 라고 생각했다가는 역풍맞을 수 있다.
호스텔의 장단점으로는 뭐 대충 한인민박의 반대라고 생각하면 편하긴 하다.
장점
- 일단 많이 싸. 도미토리는 많이 싸다. ‘그냥 잠만잘께 잠만.’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한다.
- 아무래도 숙박을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설은 괜찮다. 후기 잘 보고 선택하면 시설에서 실패할 확률은 적다.
- 규칙은 있으나 프리해. 프리해. 정말 기본만 지키면 되니까 괜찮다. 근데 사람이 많으면 복불복이긴 하다.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은 프리하다
- 외국친구들을 사귀기 쉽다. 무조건은 아니지만 외국친구를 만날 생각이 있다면 뭐 옆에 있는 애들한테 말걸면 된다. 그 사람들도 여행자일테니.
단점
- 일단 먹는거 조금 애매모호하다. 조식불포함일 수 있다. 그러니 싸지. 뭐 해먹고 이러기도 불편할 수 있고. 나는 아침안먹는 사람이지만 여행가서는 꼭 먹었다. 체력적인 면에서 조식은 중요했다.
- 나같이 영어 못하는 사람들은 의사소통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뭐 엄청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어서 영어 못해도 묵는데 지장은 없었다. 스텝과는 다 알아들을 범위에 대화만 나누는 정도니까.
- 뭐든지 내가 알아서 잘 해야함. 짐도 잘 챙겨야하고 빨래등등. 대한민국 민방위라서 어려움은 없었다.
- 혼성도미토리는 정말 복불복이다. 리스본에서 6인실에 나혼자 남자고 5명 외국소녀들이라 진땀났었다. ‘좋지 않았다. 진땀났다. 궁서체다.’
내가 거의다 호스텔에 묵어서 그다지 단점은 없네.
숙소는 호텔, 호스텔, 한인민박, 에어비앤비 등등 선택지가 많아서 본인의 성향과 여행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나는 파리만 한인민박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호스텔이었는데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묵었던 숙소는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고.
숙소를 몽땅 예약하고 갔었는데 비수기에 호스텔에 묵겠다고 생각했다면 예약안해도 된다. IN 도시 정도만 예약하자. 몽땅 예약하고 갔더니 현지에서 그냥 들어온 아이들보다 더 비싸게 묵었던걸 생각하면…눈물이.. 앞서 일정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행에 유동성도 있고.
성수기에는 꼭 예약하자. 가격도 쭉쭉 올라가고 노숙자 신세가 되고 싶지 않다면 성수기에는 꼭 예약하자. 유럽에서 노숙은 남자라도 위험할걸.
숙소까지 예약하고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집근처 ‘다이X’에 가서 쓸어 담으면서 여행준비가 대충 끝나가고 있었다.
준비물은 뭐 편한대로 가져가면 되니까, 꼭 추천하고 싶은 물품은
- 지퍼백
- 물티슈
- 옷걸이
- 슬리퍼
- 1회용 샴푸,바디용품
요정도? 나머지는 가져가고 싶은거 담으면 된다. 일단 짐이 많으면 이동하기 힘드니까 끌고다니던 짊어지고 다니던 적당히 담고 돌아올때만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이 담아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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